나는 '82년생 김지영'을 책이 아닌 영화부터 접했었다.
영화 개봉 전부터
페미 영화다, 영화 찍는 배우들을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사람들도 많았었지만 지지하는 사람들도 많았었다.
개봉 이후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봤고, 영화관에서 많은 여자들이 펑펑 울고 나왔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영화의 바람이 좀 지난 후에서야 영화를 먼저 봤다.
남자친구와 같이 봤고, 우리 둘다 지영이가 아픈걸 알고 앓아누워있던 엄마가 아빠가 사온 보약을 던지던 신에서 동시에 눈물 지어서 울다가 웃어버렸다.
영화를 봤던 회사 사람들과 이야기 나눌땐 서로가 조심하는게 느껴졌었다.
기혼, 미혼 남녀가 보고 느꼈던게 저마다 각각 달랐을테니
...
영화다 보니 너무 주인공에게 온갖 시련을 다 몰아줬다
여자로 살면서 다 겪었을만한 일들이다
...
의견이 다양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뒤, 책으로 접하게 되었다.
영화를 한번 봐서 그런지 책에서 영화로 직접 옮긴 부분은 영상이 떠오르면서 꽤 빠르게 읽혔다.
병원에서의 장면을 시작으로 시대별로 김지영씨의 지나온 시간들을 제3자의 시점에서 담담하게 풀어냈다.
내가 느끼기에 책에서는 생각보다 김지영씨의 주변사람들(남편, 가족, 친구들)과의 상호작용이 별로 묘사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더 김지영씨가 이 시대를 외롭게 살아가는 것 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임팩트가 있던건 관찰자로 나오던 상담의사의 마지막 씬,
상담 이후 그만두겠다는 직원을 보내고 육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여직원은 곤란하다는 마무리는 우리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책이 담담하게 관찰자 시점으로 풀어가다보니 좀 더 먹먹하게 김지영씨의 삶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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